우울증 이겨내기 – 4

우울증 이겨내기 – 4

여러분은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나? 나는 OOO 지” 또는 “나는 OO 아빠이고 OO 남편이지” 아니면 “나는 OO 회사의 사장이지” 이렇게 말하실테지요. 그러나 사실 그건 나의 ‘이름’ 이고 ‘타이틀’ 일 뿐 나는 아닙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실까요?

‘나는 유명한 사람입니다’, ‘나는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나는 배운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또는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 등과 같이 대답하시겠지요.그러나 이것 또한 나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들이지 나를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말은 아닙니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여러분이 뇌사 상태에 현재 빠져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때 저 위의 질문들을 다시 한다면 그때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때도 여전히 나는 이러이러 하고 또 저러저러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마치 여러분이 몸에 포스트잇을 빠짐없이 붙인 상태에서 거울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엄마, 남편, 사장, 딸, 전교 50등, 기독교인, 불교인, 남자, 여자, 날씬, 뚱뚱, 예쁨, 못생김, 건강, 아픔, 한국인, 호주인, 우울, 분노, 부모의 이혼 기억, 상처, 학대, 좌절, 성취, 꿈, 소원 등등 내가 살아온 날 수 만큼이나 많은 단어들이 포스트잇 한 장 한 장에 써진채 나의 온 몸에 빈틈없이 붙어 있고 나는 그 사이로 눈만 뜬채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것을 ‘나’라고 생각하고 믿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마음이라는 거울에 비친 모습은 어떻습니까?

그 거울에 비친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으며 그 안에 써져 있는 글씨들은 무엇이라고 써져 있나요?

그 포스트잇은 누가 붙여놨나요? 아마도 처음엔 대부분 남들이 하나 둘씩 붙여줬겠지만 자라면서 스스로 써서 갖다 붙인 것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그런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

그렇게 살아온지 너무 오래 되어서, 또 내 옆에 있는 사람들 역시 똑같이 그런 모습으로 걸어다니기 때문에 이 모습이 그냥 나인줄 알지, 무언가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는 그 속에 그것들과는 상관이 없는 숨겨진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내가 우울하다고 지금 느끼고 있다면 그것을 느끼고 있는 그 존재는 우울하지 않습니다.
어둠이 어둠을 인식하지 못하듯이 우울이 우울을 인식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우울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에 우울하다는 무언가 어색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구요.

바로 그렇게 느끼고 알아차리는 존재, ‘아, 나에게 포스트잇이 붙어 있구나’ 라고 느끼면서 거울을 바라보는 그 존재는 포스트잇에 써진 글씨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존재입니다.

바로 그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 존재를 느끼고 그 존재에만 집중하면서 겉에 붙어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초연해질 수 있다면 더 이상 우울, 불안, 초조, 낮은 자존감 같은 것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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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진짜 ‘나’는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느낄 수 있을까요?

첫째, 우선 나에게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그 포스트잇은 그것이 붙을 수 있는 곳이 있기에 붙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셋째, 그것들이 붙은 그 존재는 그것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또한 알아야 합니다.

넷째, 붙었다면 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다섯째, 나 스스로가 ‘나는 우울해’ 또는 다른 사람이 ‘너는 한심하고 가능성이 없어’와 같이 그 포스트잇에 써진 글씨를 읽을 때 ‘아, 종이에 써진 것을 읽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나와는 상관이 없음을 알고 그것으로부터 초연해 하는 연습을 해나가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하기 위해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을 소개합니다.

그럴때마다 ‘몰라!’ 머리를 세차게 저으면서 ‘난 그런거 정말 몰라!’ 하세요.
그리고 ‘괜찮아…정말 괜찮아’ 하면서 엄지를 치켜들거나 자신의 가슴을 토닥토닥해주는 겁니다.

그러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수많은 딱지들이 하나씩, 둘씩 내게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시게 될꺼예요. 당신은 정말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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