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 vs 녹다운

록다운 vs 녹다운

“한 명?”

 저와 아내가 한국의 가족들에게 퍼스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서 록다운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을때 공통적으로 나온 첫마디였습니다. 매일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는 한국에서 볼 때는 한 명 확진자가 나온걸로 록다운을 하고 걱정스러워 하는 이곳 모습이 이해가 안되었던 것 같아요.

확진자 소식이 퍼진 날, 저희도 부리나케 슈퍼마켓으로 달려갔는데 그 풍경은… 우리 모두가 알듯이 혼란과 혼돈 그 자체였지요.

사실 WA에 사는 우리 모두는 그동안 얼마간의 불안이 늘 마음 속에 있었던게 사실이잖아요. ‘전세계에 비해 너무 평온한 우리, 결국 여기도 언젠가는 확진자가 나오겠지?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에이, 당장 문제가 아니니 잊어버리자.’

준비가 안된 우리는 우려가 현실이 된 순간 모두가 당황해서는 허둥대기에 바빴고 마트 앞에 수백미터씩 늘어선 줄을 보며 공포와 무력감을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호주의 다른 주들과 한국 등 주변에서는 우리가 10개월의 평온한 기간을 지내는 동안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지요. 그들에게 코로나는 일상이 되었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만연한 상황에서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내성이 없었던 우리는 갑작스런 확진자 소식에 마치 쇼핑센터에서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놀랐고 앞으로 확진자가 더 나오지는 않을까, 이 일이 장기화 되면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나 하는 염려 속에 락다운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미 겪어 온 나라들의 모습을 보며 배울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녹다운’ 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성이 결국 함락되는 때는 적의 공격이 강하거나 성벽이 약해서가 아니라 성 안에 분열이 생기고 사람들의 마음이 무너져 내릴때 입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엄청난 수적 우위로 맹렬하게 공격을 해와도 성 안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마음을 모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낸다면 끝내 승리를 거둘 수 있음을 역사가 말해주고 우리의 경험이 증거하고 있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내 마음을 단단히 지키면 나를 믿는 내 가족의 관계가 지켜지고 그렇게 하나로 뭉친 가족의 사랑의 힘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역경은 나의 내면과 내 가족의 관계를 돌아보게 해주고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성벽에 구멍이 난 곳은 없는지, 성문은 삐걱거리지 않는지 점검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어쩌면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었을지 모를 나와 내 가족을 다시 보수하고 단단히 재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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