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로맨스 스캠 (Romance Scam)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성적 관심을 미끼로 접근해서 금품을 뜯어내는 보이스 피싱 같은 신종 사기입니다.

SNS를 통해 자신이 직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외국에 사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접근해서 환심을 산 뒤 한국에 송금할 큰 돈이 있는데 받아서 보관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러려면 수수료 등이 드니 일단 먼저 내달라는 식으로 돈을 갈취하고 사라지는 수법이라네요.

얼마전 제 친척 중 한 명이 여기에 당해서 천만원 가까운 돈을 날리는 바람에 알게 되었어요.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휴, 어떻게 바보 같이 그런걸 감지를 못하고 더더군다나 말 몇마디에 속아서 마음을 주고 돈까지 뜯기냐. 정말 한심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특히 한번 본적도 없는 사람이고 온라인 상에서 그저 따뜻하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챙겨주는 몇마디 말에 상대방을 완전히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만큼 마음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없었구요. 게다가 그런 수법에 당해서 돈 잃고 마음에 큰 상처까지 입은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더더욱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잠시후에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허전했으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렇게도 쉽게 마음을 주었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몇마디 따뜻하게 배려해주고 챙겨주고 다독여주는 말들과 내 편이 생긴 것 같은 기쁨이 얼마나 좋았길래 가진 것을 다 내어주고 빚을 내서까지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서 붙잡고 싶었을까…

방금전까지만 해도 욕하던 생각은 사라지고 마음이 정말 많이 아프더군요.

어디 제 친척 한사람만 그럴까요? 코로나로 인해, 상실과 외로움, 이기심과 소외됨으로 인해, 인정받지 못함으로 인해, 가진 것이 부족함으로 인해, 정말 별 것 아닌 것 같은 그 따뜻한 말과 마음과 정성이 사무치도록 고픈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을런지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지 못한채 외면하고 무시하고 그저 한심하고 나약하다고 손가락질이나 했던 저의 모습을 보면서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던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호주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중 하나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전과 번영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람들도 땅을 팔고 집을 사고 정부에서 푼 돈으로 물건을 사러 다니느라 매일 같이 쇼핑센터가 붐비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까지도 코로나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소개한 사람들과 똑같은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을 단지 다른 것으로 채우고 위안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럴때일수록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과 이웃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기 위해 애쓸 때 자칫 거짓된 것에 속을 수 있는 내 마음 마저도 풍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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